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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늦추고싶다면'이원칙'기억"...신장망가뜨리는당뇨[인터뷰]
국내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30세 이상 기준 약 14.8%에 달하며, 65세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만큼 합병증 발생 위험도 매우 높다. 당뇨병이 관리되지 않으면 눈, 혈관, 신경을 넘어 신장 기능까지 파괴하며, 결국 말기 신부전과 신장 투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혈당 관리는 신경 써도, "당뇨병이 투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신장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 1위가 바로 당뇨병이다. 이제는 단순한 혈당 관리만이 아닌, 신장 건강까지 고려한 적극적인 당뇨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과 전문의 박정환 원장(서울박내과)과 함께 당뇨 합병증인 신장병의 위험성과 올바른 관리법 그리고 투석 치료법에 대해 짚어본다.
Q. 당뇨병 환자는 무조건 투석을 받아야 하나요 투석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요
당뇨병은 과거에는 드물었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잘 먹게 되면서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약 500만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당뇨병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가 바로 신장병입니다.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이 망가지면,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었을 때 투석을 시작하게 됩니다. 실제로 투석 환자의 약 절반이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Q. 당뇨병 환자 중 신장 투석을 받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당뇨병 환자 중 약 30%에서 이미 신장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단, 투석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훨씬 적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투석 환자는 약 13만 명이고, 이 중 절반 정도인 7만 명이 당뇨병이 원인입니다. 이를 환산하면 당뇨병 환자의 약 1.4%가 투석을 받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당뇨병보다 만성사구체신염, 고혈압, 유전병 등이 말기 신부전의 주요 원인이 있었지만 현재는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면서, 투석 원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Q. 당뇨병 진단 후 어느 시점에서 투석 가능성이 가장 높아지나요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보통 20년 이상 지나면 투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40대에 당뇨병이 발병하면, 60세에 투석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 우리나라에서는 20년 이상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도 생기므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Q. 투석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성도 있을까요
투석 자체보다는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오래 지속되면서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투석 과정에서 혈압 저하, 혈관 감염, 뼈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석은 신장이 하루 종일 하는 일을 일주일에 12시간 정도로 압축해 처리하는 방식이라 완벽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여러 합병증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Q. 당뇨 환자가 투석을 받을 때, 식이 요법 등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투석 환자는 소변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분과 염분 섭취를 철저히 제한해야 합니다. 또, 채소나 과일도 전해질 문제로 인해 함부로 많이 먹을 수 없습니다. 인슐린의 경우, 신장이 인슐린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약효가 오래 지속됩니다. 따라서 투석 환자는 인슐린 용량을 줄이지 않으면 저혈당 위험이 커집니다.
Q. 투석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방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금연은 필수이고, 음주는 가능하면 끊거나 최소화해야 합니다. 짠 음식은 피하고, 신장에 무리를 주는 약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우리가 자주 먹는 소염진통제도 포함됩니다. 추가로 한약, 건강 보조제 등의 건강식품도 의사와 상의 없이 복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신장에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당·혈압·지질 수치를 철저히 관리하고, 혈액순환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모르면 먹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복용 또는 섭취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투석 치료를 두려워하는 당뇨 환자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투석은 분명 부담이 큰 치료지만, 과거처럼 무조건 절망적인 상황만은 아닙니다. 철저한 관리로 투석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보다는 적극적인 건강 관리가 가장 좋은 치료입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